본문 바로가기
중동 및 북아프리키의 현대 정치와 사회

수단의 군사 쿠데타와 민주화 시도

by 늦봄사색의 정보 2025. 6. 7.
반응형

수단의 군사 쿠데타와 민주화 시도

수단은 오랫동안 아프리카와 아랍 세계 사이에서
복잡한 정치 역사와 빈번한 군사 쿠데타의 전통을 가진 국가입니다
30년 가까이 장기집권한 오마르 알 바시르(Omar al-Bashir) 정권의 몰락 이후,
수단 국민들은 민주화에 대한 기대와 군부의 권력 욕망이 충돌하는 상황 속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2019년 민중혁명과 이후의 과도정부 구성은 한때 민주주의로 가는 희망의 신호로 여겨졌으나
2021년 군부가 다시 권력을 장악하면서, 수단은 다시 군사 통치 체제로 회귀하게 됩니다
현재 수단은 민주화와 권위주의, 시민의 저항과 군의 폭력 사이에서 치열한 갈등이 계속되는 국가입니다

수단 정치의 역사와 군부 지배의 고착화


수단은 1956년 영국-이집트 공동 통치에서 독립한 이후
자주적인 민주적 체제를 수립하려 시도했지만,
반복된 쿠데타와 내전, 부족 갈등, 종교적 긴장으로 인해
국가 운영은 대부분 군사 정부에 의해 장악
되었습니다

시기정권특징
1956~1958 민간정부 독립 후 초기 혼란
1958~1964 아부드 군사정권 첫 군사 쿠데타
1964~1969 과도 민간정부 단명
1969~1985 자파르 니메이리 군사정권 사회주의·이슬람 혼합체제
1985~1989 잠깐의 민정 짧은 민주 실험
1989~2019 오마르 알 바시르 30년 독재, 이슬람 군부 통치
 

이처럼 수단의 정치사는 군부 주도의 권위주의,
극심한 인권 탄압, 정치적 폭력과 시민의 자유 제한으로 특징지어집니다


2019년, 민중 혁명과 바시르 정권의 붕괴


2018년 말, 빵과 연료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시작되었고
이는 곧 오마르 알 바시르 정권을 정면으로 겨냥하는 반정부 운동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수도 하르툼과 주요 도시에서
“자유, 정의, 평화”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고
결국 2019년 4월, 군부는 시위대의 압력에 굴복해 알 바시르를 축출합니다

사건내용
시위 확산 전국적 반정부 운동, 각계층 참여
군의 대응 초반 무력 진압, 후반 정권 내분
바시르 축출 군부에 의해 구금, 재판 회부
혁명 위원회 구성 시민사회 중심의 정치 참여 선언
 

이 시기는 수단에서 ‘제2의 독립’으로 불릴 만큼
시민 중심의 정치 변화 가능성이 열렸던 역사적 전환점
이었습니다


과도정부 수립과 민주화 시도


알 바시르 퇴진 이후, 시민과 군부는 ‘과도 정부’ 구성을 놓고 협상을 벌였고
국제사회의 중재 아래, 2019년 8월 **‘군-민간 공동 과도정부’**가 출범했습니다

구성내용
주권위원회 군인 5명 + 민간인 6명, 의장직 순환
과도총리 압달라 함독(민간 출신, 전 UN 관료)
과도기간 39개월 후 총선 실시 예정
개혁 과제 헌법 제정, 부패청산, 경제 회복, 인권 보장
 

당시 이 모델은 ‘아랍권 최초의 성공적 군-민 협치 실험’으로 기대를 모았고
미국, 유럽, 아프리카연합 등은 수단의 변화를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 군과 민간세력 간 불신
  • 개혁 속도 차이
  • 경제 악화
  • 잔존 친바시르 세력 저항
    이 계속되며 점점 갈등이 심화됐습니다

2021년 10월, 군사 쿠데타 발생


2021년 10월 25일, 군부는 ‘국가 위기’를 명분으로 쿠데타를 단행하고
압달라 함독 총리를 가택 연금, 내각 해산, 인터넷 차단 조치를 취했습니다

| 주도 세력 | 수단군 최고지휘관 압델 파타흐 알부르한(Abdel Fattah al-Burhan) |
| 명분 | “국가 안정을 위한 과도 조치”, “내부 분열 방지” |
| 실제 목적 | 민간 주도 개혁 저지, 군권 유지 |
| 국제 반응 | UN·EU·미국 강력 비판, 원조 중단 |

군부는 헌법을 정지시키고 자국 내 주요 언론을 폐쇄했으며
반군세력과 연계된 일부 민병대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기 시작
했습니다

시민들은 다시 거리로 나왔지만
이번엔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한 탄압과 검거가 이어졌습니다


반복되는 시위와 시민 저항


쿠데타 이후에도 수단 시민들은 매주 거리 시위를 벌이며
‘민정 복귀, 군부 퇴진, 정의 실현’을 요구
하고 있습니다

  • 시위대는 하르툼, 오마다르만, 포트수단 등 주요 도시에서 활동
  • 의료계, 교사, 청년단체, 여성운동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
  • 시위 과정에서 실탄 발포, 고무탄, 구타 등 물리적 탄압 빈번
  • 국제 인권 단체에 따르면, 2021~2023년 사이 200명 이상 사망, 수천 명 부상

특히 청년 세대는 SNS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분산형 시위, 영상 기록, 국제 여론 형성을 이끌며
21세기형 시민 저항 모델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인권 침해와 표현의 자유 탄압


군부 집권 이후
수단의 언론 자유, 인터넷 접근, 표현의 자유는 급격히 후퇴했습니다

억압 수단사례
언론 통제 비판 언론 폐쇄, 기자 구금
인터넷 차단 시위 기간 SNS·모바일 데이터 차단
인권단체 탄압 활동가, 여성 인권가 체포 다수
법률 악용 ‘국가안보법’, ‘공공질서법’ 등 적용 확산
 

수단은 국경없는기자회(RSF) 언론 자유 지수에서
2025년 기준 160위권에 머물며, 표현의 자유가 사실상 붕괴된 국가 중 하나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경제 위기와 민생 고통


군정 체제에서 수단은 더욱 심각한 경제 붕괴와 빈곤 확산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 식량 가격 3배 이상 상승, 물가 통제 불가
  • IMF·세계은행 원조 중단, 외환 고갈
  • 실업률 45%, 청년 실업 60% 이상
  • 국가 부채 GDP 대비 200% 이상
  • 의료 서비스 붕괴, 백신 공급 중단

2023년 이후 수단의 인구 1/3 이상이 식량 부족 위기에 처해 있으며
수백만 명이 인근 국가(이집트, 남수단, 차드)로 난민화
하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의 반응과 한계


국제 사회는 수단의 민주화를 지지하지만
군부 제재와 실질적 압박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대응 주체조치효과
UN 군사쿠데타 규탄 결의 상징적 의미
미국 군부 지도자 제재, 원조 중단 군 내부 영향 제한적
아프리카연합 수단 회원국 자격 정지 군부에 큰 타격 없음
이슬람권 일부 국가는 침묵 또는 묵인 이해관계 복잡
 

수단의 지정학적 위치(홍해 접근, 아프리카 중심성),
러시아·중국·이란 등 외세와의 관계도 얽히며
외부 압박은 실질적 정치 전환을 이끌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단 민주화의 과제와 미래 전망


현재 수단은 군정, 민병대 갈등, 경제 붕괴, 난민 유출이라는
복합적 국가 위기 속에 있으며
민주화 전환의 길은 요원해 보입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과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수단은 영구적 군사독재 또는 내전 국면으로 빠질 수 있습니다

분야주요 과제
정치 구조 민간정부 복귀, 헌법 제정, 선거 실시
군 개혁 군부 축소, 민병대 해체, 안보 권한 분산
인권 회복 표현의 자유 보장, 인권 단체 복권
경제 회복 국제 원조 재개, 공공부문 재구조화
시민사회 NGO 보호, 지역 커뮤니티 정치 참여 확대
 

특히 수단 민주화는 단지 ‘누가 권력을 가지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정체성과 통치 기반을 재설계하는 전면적 변화’가 필요합니다


결론: 수단의 봄은 다시 올 수 있을까?


수단은 2019년 세계가 주목한 시민 혁명의 주인공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봄은 오래가지 못했고
다시 군화 소리와 총성이 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주 거리로 나서는 시민들,
숨겨진 언론인, 저항을 멈추지 않는 청년들은
수단 민주화의 희망을 아직도 지켜내고 있습니다

수단의 민주주의는 지금 무너졌지만
그 씨앗은 아직 땅 속에서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씨앗이 다시 피어나려면
시민의 목소리를 지키는 국제 연대와
군부에 맞설 수 있는 내부 정치 세력의 재편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수단의 봄은 끝난 것이 아니라,
지금 잠시 멈춘 긴 겨울 속에서 다시 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